隨想 <內>

♣ 저승에서 부치는 편지

hanngill 2011. 1. 12. 17:03

 

♣ 내가 죽고 난 후에 나의 지난 삶을 회상해 보다.

 

나는 모년 모월 모일에 죽었다. 다른 세상으로 떠났다. 이 세상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사랑하는 가족을 두고 나 홀로 외롭게 떠났다. 빈 손으로 떠 났다.
내가 쓰던 몰건이나 책들을 다 두고 떠났다. 다시는 못 볼 사람들, 다시는 내게 오지 않는 것들이다.
나와는 아무 인연도 이제부터는 없다. 아무도, 아무 것도, 아무 일도 나와는 상관이 없게 되었다.
내가 살아왔던 기록이나 사진 결과물 내 몸까지도 시간 속에 사라지고 다 흙과 먼지에 불과할 뿐이다.
내가 살던 세상 모든 것들이 다 지금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게 되었다.
 
나는 잘 살았던가?  뒤돌아 본다.
일장 춘몽이었다. 덧없이 지나갔다. 지난 것이 너무 짧았다.
후회없이 살았던가?  만족하고 살았던가?  무슨 의미가 있었던가?  남겨 놓을만한 필요한 것이 있었던가.
무슨 가치있는 일이 있었던가?  위해서 살만한 어떤 것이 있었던가?
사랑하고 미워하고 했던 것이 무슨 의미가 있었던가?
돈만 알고 일을 했던 것이 의미가 있었던가?
무엇을 위해 인생을 살았던가 !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던가 !
나를 원망하는 사람은 없을까?  나를 부러워할 사람들이 있을까? 나에게 고마워할 사람들이 있을까?            
나를 잊지 못해 그리워할 사람들이 있을까? 그러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지금 생각해보니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었다. 인생은 제로섬 게임이었다
 
내가 이 세상에 오기 전에 어떤 희망을 가졌었을까.
내가 태어날 세상이 궁금하였을 것이다. 자연환경은 어떠할까? 거기 사는 사람들은 어떠할까?
좋은 사람들일까?  내가 거기서 적응하여 잘 살 수 있을까? 등등 일 것이다.
건강하게 생명을 유지하고 자연과 사람과 어울려 사는 것만으로 더 이상 바라지 않았을 것이다. 
이 세상에 우리가 온 것은 자연을 싸워 이기러 온 것도 아니다, 돈을 가지러 온 것도 아니다,
권력을 가지고 군림하러 온 것도 아니다. 영예을 누리며 남에게 우쭐하려고 온 것도 아니다.
내가 할 수 있고 바라는 것은 자연에 순응하고 인간과 함께 어울리고 서로 내 몸같이 아끼고 정을 나누면서
아프지 않고 배고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것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사는 것이 정말 행복한 것이다.  행복을 위해서 더 이상은 필요가 없을 것이다.
잘 먹는 것이 못 먹는 것이다. 잘 먹으면 병이 난다. 자연식이 제일 좋다,
돈만 알면 돈으로 인하여 싸운다. 배고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본 재산만 있으면 된다.
가진 것이 많으면 그 것의 노예가 된다.  욕심은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한다.
이 세상에서 마땅히 할 수 있는 것은 육체와 영혼을 다하여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다.
남기고 갈 것은 사랑뿐이다. 애틋한 사랑을 내 이웃 사람들의 가슴에 듬뿍 심어주고 떠나라.
그리하여 영원히 나를 그리워하게 하라. 그것이 죽었어도 영원히 사는 길이니라.

 

지나고 보니 인생은 그 과정 과정이 즐거웠어야 했다. 한 순간이라도 즐거웠어야 했었다.
미워하고 괴로워하고 슬퍼하고 할 것이 아니었다.
헛된 욕심를 많이 가지고 채우지 못한 그릇을 늘 불평하면서 괴로워할 필요가 없었다.
작은 욕심를 가지고 그것을 그날 그날 채우는 즐거움으로 살았어야 했다.
사랑으로 즐거움으로 웃음으로 인생을 그려 나갔어야 했다
몸 아프지 않고 배고프지 않음을 행복으로 알고 살았어야 했다.
과거를 잊어버리고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오직 지금을 잘 살아 갔어야 했다.
지난 것에 집착하고 허황한 꿈에 젖어 감상적이고 우울해 할 것이 아니었다.
내가 이루고져 욕심을 부렸던 것이 다 허망한 짓이었슴을 이제 알게 되었다.
사치스럽고 허황한 욕심, 모든 것을 다 갖고자 하는 욕심이 다 부질 없는 것들이었다.
그날 그날을 성실하게 사는 것이 전부이다. 크게 결과를 낳은 사람들은 다 그러했다.
처음부터 큰 결과를 향해 달린 것이 아니고 열심히 살다보니 어느 덧 그렇게 이루게 되었다.
그러니 큰 욕심을 처음부터 가지고 몸부림치지 말것이니라.
작은 욕심을 그 때 그 때 채워나가는 즐거움으로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작은 희망이 행복을 가져다 준다. 소박한 꿈을 먹고 하루 하루를 살라.
진정한 행복은 내 마음속에 있다. 그리고 사랑으로 가뜩한 내 가정과 내 가족과 함께 있다.
그렇게 행복하게 살았으면 잘 산 것이다. 행복보다 더 바랄 것이 없지 않는가?
지금 생각하면 다 지나간 것으로 아무 의미가 없는 것들이지만...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난다. 미련도 없어진다. 인연도 없어진다. 모든 것이 제로이다.
남아 있는 내 가족이나 내 자식들이 그렇게 살다가 오기를 바란다.

 

2011.1.13.
hanng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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