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내 가족에게

설 명절을 보내고 나서의 씁슬한 소감

hanngill 2015. 2. 20. 08:37

  설 명절을 보내고 나서의  씁슬한 소감

                         --  두 아들에게

 

명절이 오면 늘 서글픈 마음을 감출 수 없어 해 왔다. 전에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는 명절을 일정한 절차에 따라 꼭 지켜서 보냈는데 내가 독립하면서 부터는 명절을 잃어 버린 것이다. 어머니는 설이면 새옷을 정갈하게 갈아 입으시고 음식을 장만하여 먼저 조상에 제사상 올리고 소원을 비시던 모습이 내 머리에 항상 떠 오른다. 설 때 만이 아니고 추석이나 단오 때도 그러하셨다. 전라도 지방에서는 경기도 4대 명절의 하나인 한식 명절을 별로 쇠지 않는 것 같았다. 그대신 동짓날 팥죽을 쑤어 온 집안 벽이나 부근에 뿌리면서 액운을 못오게 축원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특이 설이면 우리들에게 새옷을 갈아 입히고 어른들에게 세배를 시키고 덕담을 해 주셨다.  추석이면 조상 사당이 있는 큰댁에 가서 제사 지내고 바로 선산으로 행해 성묘를 하루 종일 다녔었다. 아버지는 수시로 성묘를 가신다. 어느때 부터인가 주렁(지팡이)을 만들어 달라 해서 불갑산에 갔다 오면서 베어온 나무로 이쁘게 만들어 드렸더니 그걸 짚으시고 늘 선산 성묘를 혼자 다니셨다. 아마 기동이 어렵고 돌아가실 날이 가까워 옴을 감지하시고 선조 묘를 늘 찾으셨던 것 같다. 나는 아버지가 가자고 하면 성묘를 따라 나셨다. 하루가 걸린다. 음력 10월이면 고조가 넘는 조상들에 대한 제사를 선산 묘소에서 큰 돈 들여 제수를 장만하여 모시는데 학교 결석을 해 가면서 까지 참례했던 기억이 난다. 그만치 조상 숭배정신이 높았고 가족들의 가풍이 서 있었던 것이다.

  지금와서 생각해 보니 지난날들이 그립다. 부모님들이 다 돌아 가신 후 형제의 의가 상하고 거리가 멀어지고 또한 고향 가족들의 의식이 해이해저 가풍이 다 깨진 것 같다.  나 또한 아이들 어리고 어려운 생활에 가까운 가족도 멀리 지내다 보니 모든 것들이 다 허무하게 되어 버렸다.

명절이라야 설과 추석인데 그냥 우리 네 가족이 모이기만 할 뿐  조상에 대한 차례도 성묘도 잊어 버렸으니 두 아들의 명절 정서가 매마르고 가족 소속감 마져 소원해져 버렸다. 내 마음은 늘 옛 정서에 머물러 있었으나 주축이 되어 주어야 할 아내가 따라주지 않아 어쩔 수 없었다. 명절이면 늘 친정으로 향하는 의식 어린 아내의 움직임에 속상해 하면서도 평온을 위해 감내할 수 밖에 없었다. 매사에 신중성이 없고 깊은 맛도 없는 아내의 의식 수준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차면 뭔가 달라지고 단란한 내 가정 중심의 명절을 의미 있는 절차에 따라 지켜 줄 수 있기를 기다려 온지 수십년이 지났는데 저물어 가는 지금도 의식이 변한 것이 없다. 이제는 생활의 여유도 생기고 두 아들도 중년에 접어 들었으니 당연히 달라져야 하지 않는가. 이번에도 두 아들 대리고 바로 이웃에 있는 친정으로 설을 쇠로 갔다 . 텅 빈 머리가 아니고선,  두 아들조차 나이 들어감에도 아직도 아무 의식이 없는 것 같다. 참아 어이가 없어 말이 나오질 않는다. 이래서는 안되는 것이다. 내가 그리던 아름다운 품위 있는 가정의 모습이 아쉬어서 하는 말이다. 설이나 추석이나 명절을 쇠는 것은 한 가정의 중요한 년중 행사이다. 내 가문의 전례를 팽개처 버린체  타성의 가문의 전례에 참여한다는 것은 아무리 좋게 볼려해도 어색하기만 하다. 처가도 외가도 한국의 전통 관념상 타 가문이다. 내게는 언제나 처럼 이번 설에도 또 씁슬하고 우울한 하루였다.  

  나는 나대로 명절관이 있고 내 가문이 있고 가정이 있다. 내가 하고픈  말들을 내 입으로 더는 구차하게 말하기 싫으니 이런 아버지 마음 해아리고 이제부터라도 두 아들이 가정을 이끌어 갈 나이가 되었으니 타 명문 가문이 하는 것을 보고 들어 배워서라도 자각하고 단란한 가정 좋은 가통을 세워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집안의 기둥인 두 아들에게 훌륭한 가정 모습의 모든 것이 걸려 있으니 책임 의식을 가지기 바란다. 좋은 가문을 만들고 너희들이 성공하여 훌륭한 가정 가문으로 업그레이드 해 나가기를 바란다. 

다음 해 부터서는 양력에 따라 새해 첫날을 온 가족이 함께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출발을 위한 결의 등을 하면서 의미있는 날로 보내고,  음력설도 전래의 가정 전례와 정신에 따라 경건하게 보내면서 소원했던 친인척과 연락을 취하는 등 의미 있는 날로 보낼수 있기를 바란다.  단란한 가정, 화목한 가정, 행복한 가정을 목표로 하고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제부터는 너희들이 우리 가정의 주축이되어 이끌어 나가야 한다.

 

2015년 설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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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추석, 제례와 다례에 관한

위 글들은 내 블로그 메뉴' 가정예절' 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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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관련 자료도 찾아 보고 가까운 친인척과 인터넷 연락이라도 하고 지내야 한다.


( * 이 글을 공개하는 것이 부끄러운 느낌이 있으나 

나와 비슷한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읽어보고 

명절을 바로 보내기 바라는 마음에서 이다.)

http://blog.daum.net/hanngil/12409308  무릎꿀고하는 인사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