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현상을 인류학적 관점에서 연구하는 학문.
연구의 주요대상은 원시종교인데, 원시종교에는 역사적 시원(始原) 및 태고(太古) 때 종교(원시종교)와 현존하는 미개민족의 종교(미개종교)가 있다. 전자의 종교는 현재 유적·유물로 그 외형이 남아 있지만, 정신문화는 수반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종교고고학에서 다룬다. 그러나 문명사회에서도 그리스도교나 불교 등의 고등종교 기층(基層)에는 민간신앙이 가로놓여 있는데, 거기에는 원시종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물론 종교인류학은 넓은 의미에서 종교고고학·종교민속학을 포함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현존하는 미개종교를 주요대상으로 한다.
영국에서는 인류학과 민속학을 거의 동일한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어 종교인류학은 종교민속학과 동일시된다. 지리상의 발견 이후 세계 각지의 식민지에서 드러난 방대한 원시문화와 미개민족에 관한 보고·자료의 체계화가 시도되었다. 그리고 유럽의 옛 역사와 비교하여 기록되지 않은 인류문화의 발전된 흔적을 재구성하는 실증적인 연구를 하여 19세기부터 20세기초까지 학문적인 결실을 맺었다. 영국에서는 E. B. 타일러, J. G. 프레이저 등이 진화론의 입장에서 인류문화의 재구성을 시도했으며, 그 흐름 속에서 종교의 본질·기원·진화를 논했다. 한편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는 F. 그레브너, W. 슈미트 등 문화사학파가 역사적인 입장에서 문화전달 문제를 다루어, 여러 문화권과의 관련 속에서 종교의 발전단계를 설명했다. 이 2가지 학문의 흐름을 인류학 및 민속학이라고 하는데, 종교민속학은 종교의 역사적 측면에 초점을 맞춘 연구로서 전개되고 있다. 한편 1920년대에 영국의 브로니수아프 K. 말리노프스키, 래드클리프 브라운은 기능주의적 입장에서 현지조사를 근거로 인류문화의 보편적 원리를 탐구하는 사회인류학을 수립했다.
좁은 의미에서 종교인류학은 사회인류학적 입장에서 이루어지는 종교연구를 말한다. 이런 의미에서 종교민속학은 역사적 방법에 따라 문자 이전에 나타난 종교의 문화적 연구를 통해 종교사의 재구성을 목표로 하며, 문헌적 결함을 보충하는 학문이다. 이에 비해 종교인류학은 법칙정립적(法則定立的)이며, 집약적 비교연구를 통해 문화와 사회를 전체적으로 연결하면서 종교의 기능·구조·의미 규명에 중점을 둔다. 양자는 연구의 대상이 같지만 종교민속학에서는 원시·미개 종교와 문명종교와의 구분을 문자의 유무와 관련지으며, 종교인류학에서는 문화·사회의 구조상의 단순-복잡성을 가지고 구분하며, 현대종교의 여러 문제도 다룬다. 종교인류학 및 종교민속학은 종교학·인류학·민속학이 교차하는 곳에서 성립되므로 양자간에 기여하는 학문적 위치에 있다.→ 종교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