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종철 교수가 자체 구성한 카메라 시스템을 써서 2004년 8월 3일 빅베어 태양 천문대에서 찍은 태양 홍염의 자세한 모습. 세 가지 파장의 영상을 합성하였으며 밝은 초록색으로 보이는 것이 홍염(필라멘트)이다. |
태양은 밤하늘에 보이는 수많은 별들과 다를 바 없는 하나의 평범한 별이다. 그러나 이 별은 우리가 이 별에 딸린 지구에 살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우리에게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태양 복사가 지구에서 생물이 생존하고 활동하는데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잘 알려진 바이다. 반면 인류가 태양 활동이 지구 및 지구 주변 우주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1백년이 채 되지 않는다. 플레어 폭발, 홍염 분출, 코로나 질량 방출과 같은 태양 폭발 현상들에서 나오는 고에너지 전자기복사, 고에너지 입자, 고속 플라스마와 자속은 행성간 우주 공간 및 지구 주변 우주 공간의 환경을 지배한다. 태양 연구는 오늘날과 같이 인공위성으로 대표되는 우주 시대에 꼭 필요한 정보, 즉 우주 환경 정보를 얻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앞으로 그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다.
이런 실용적 필요와 더불어 태양 연구는 현상 자체를 이해하고자 하는 순수한 학문으로서의 성격도 강하다. 태양은 우주적인 규모에서 자기장과 플라스마가 서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자세히 살필 수 있는 천체물리 실험실이다. 특히 흥미를 끄는 태양 자기 현상들은 플라스마와의 상호 작용에 의한 자기장 재생 (다이나모), 자기장의 에너지 축적과 발산 과정 (코로나 가열, 플레어 폭발), 자기장-플라스마계의 역학적 불안정성 (홍염 분출, 코로나 질량 방출), 자기장-플라스마계에 의한 고에너지 입자 가속 과정 등이다.
본 연구실에서는 태양 활동을 이해하기 위한 제반 활동 (이론, 관측, 자료 분석, 기기 제작)을 수행하고 있다. 복사 전달 이론, 자기유체역학 및 플라스마 물리는 태양 활동을 이해하는 기본적인 이론적 도구다. 연구에 필요한 관측 자료는 미국 빅베어 태양 천문대 (BBSO), 미국 국립 태양 천문대 (NSO) 등의 유명 천문대에서 이뤄지는 지상 관측, SOHO, TRACE, RHESSI, SOLAR-B 등과 같은 위성에 의한 우주 관측으로부터 얻고 있다. 한국 천문연구원의 태양 및 우주 환경 그룹과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으며, 미국, 중국, 일본과 활발한 국제 협력 연구를 하고 있다. 또한 독자적인 과학적 목표를 수행하기 위해, 빅베어 천문대에 새로 건설되는 1.6 미터 태양 망원경에 부착할 고속 영상 태양 분광기를 개발하고 있다.
외계 생명은 행성계의 존재를 전제하므로, 누구나 지구형의 고체 행성을 가까운 별들 주위에서 찾고자 한다. 태양 행성계는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져서 오늘에 이르게 됐단 말인가. 태양 이외의 별에도 그 주위에는 행성들이 떠돌고 있지 않을까. 만약 그렇다면 그들이 이루는 행성계는 우리 행성계와 얼마나 닮아 있을까. 외계 행성계도 지구같이 생명 발생의 조건을 두루 갖춘 고체 행성들이 하나 둘 안고 있을까. 이러한 질문은 인류가 품어온 자신의 기원에 관한 원초적 물음일 것이다.
최근 15년 동안 우리는, 초대형 망원경을 갖춘 지상 천문대 시설과 인공위성을 이용한 우주 관측소를 활용하여 태양계 바깥에서도 행성, 즉 떠돌이별들의 존재를 속속 밝혀내고 있다. 적어도 하나 이상의 행성을 주위에 거느리고 있다고 확인된 별만도 현재 150여 개에 이르며, 이 중의 극히 일부는 두 개 또는 세 개 이상의 행성들을 거느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행성이 태어나고 있는 중이라고 믿어지는 회전 원반체의 존재도 성간 분자선들의 전파 관측에서 이미 수 십여 개나 확인됐다. 한편, 발견된 외계 행성체들의 질량과 궤도 특성을 조사해보면 태양 행성계의 그것들과 그 성격이 많이 다른 것으로 나타난다. 그렇다면 다양한 성격의 행성계가 우리 은하에 많이 존재한다고 확신할 수 있을 것이다.
행성계 형성의 비교 연구 팀은 회전 기체 원반에서의 행성들의 형성 기작과 원시 행성이 그 형성 이후에 밟아갈 진화의 전 과정을 탐구하고 있다. 물론 이 연구는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다고 믿는 태양 행성계로부터 출발해야 마땅할 것이다. 그렇지만 태양계의 기원과 진화에 관한 현대 천문학의 이해 정도는 아직 징검다리 식의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징검다리를 구성하는 돌멩이 각각의 역할은, ‘회전 암흑 성간운의 원시 태양계 성운으로의 변신, 미세 고체 티끌의 집적에 의한 미행성의 형성, 미행성의 병합에 의한 원시 고체 행성의 태동, 회전 원반의 중력 불안정을 통한 원시 거대 기체 행성의 탄생, 잔존 원시 물질과의 상호 작용에 의한 신생 행성의 궤도 이주’ 등의 각 단계들이 맡고 있다. 우리는 현재 이 징검다리의 돌멩이와 돌멩이 사이를 메우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아래에 몇 가지 예를 들겠다.
에리다누스자리의 엡실론 별에서 발견된 티끌 고리(좌)와 지구 궤도 주변에 예상되는 티끌 고리(우). 티끌 고리의 발견은 행성의 증거로 받아들여진다. |
티끌과 가스로 이루어진 암흑 성간운은, 장차 행성들이 태어날 회전 원반으로 변신하기도 하겠지만, 대부분은 큰 덩이들로 갈라져서 쌍성이나 다중성 계를 만든다. 회전 암흑 성간운의 어떤 물리적 특성이 행성계와 쌍성계로의 운명을 가름하는지 알아내기 위하여, 성간물질 연구진과 공동으로 암흑 성간운을 관측하여 그 내부의 물리 화학적 특성을 규명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대규모의 수치 모의실험을 수행하여 회전 암흑 성간운의 동력학적 진화를 추적하고 있다. 태양계가 형성될 당시의 상황에 대한 정보를 행성이나 위성과 같은 대형 천체에서 찾아내기는 무척 어렵다. 중력 및 화학 층화의 작용으로 구성 물질의 본성이 크게 바뀌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혜성의 핵이나 소행성 등 소형 천체들에서 떨어져 나온 행성간 미세 고체 입자가 원시 물질의 물리 화학적 상태를 비교적 소상하게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행성간 미세 고체 입자들은 태양 빛을 산란하여 황도광 현상을 자아내는 동시에 태양광을 흡수하여 적외선 영역에서 열복사로 다시 방출하기도 한다. 한편 외계 행성계의 존재를 확인하는 데 행성이 내놓은 복사를 직접 관측하기보다 미세 입자들에 의한 중심별 빛의 가시 산란광이나 적외선 방출광을 검출하기가 더 용이하다. 따라서 우리 연구진은 황도광의 지상 관측뿐 아니라 황도 방출광의 우주선 관측을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수치 모의실험을 이용하여 미세 고체 입자들의 동력학적 진화를 추적함으로써 우리는 행성간 입자운의 3차원 모형을 구축하는 중이다. 이러한 모형 연구가 외계 행성계의 티끌 원반을 찾아내는 데 결정적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화가자리 베타 별 주위의 원시 행성계 원반(위). 태양계에도 이와 비슷한 원반이 존재한다. 이 원반의 티끌이 산란한 태양빛이 황도광으로 관측된다(아래). |
은하의 나선팔과 하부구조 |
성간(星間)이란 ‘별들 사이’라는 뜻이다. 별들 사이 공간은 완전 진공이 아니라 희박한 기체와 미세 고체 입자들로 채워져 있다. 천문학의 연구 대상이 흔히 별이라고 하지만 성간 물질도 항성 진화의 처음과 마지막 단계와 밀접히 연관되어있는 매우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다. 별들은 성간 분자운에서 탄생하여 항성풍의 형태로 일생 동안 자신의 구성 물질을 조금씩 밖으로 뿜어내며, 생애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격렬한 폭발과 함께 우주 공간으로 되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별들로 이루어진 은하의 진화를 이해하는 데에도 성간 물질의 연구가 필수적이다.
은하에 존재하는 성간 물질의 대부분은 마치 진주 목걸이의 진주처럼 나선팔을 따라 일정 간격으로 분포한 거대 성간운에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거대 성간운의 형성은 자기력, 기체 압력, 외부 중력, 자체 중력 등의 여러 가지 힘과,
활꼴 성운 |
분자운, 암흑 성간운, 행성상 성운 등의 각종 성간운 내부에서 일어나는 중력, 압력, 자기력, 자체중력, 회전, 화학 반응의 상호작용을 이해하기 위한 관측적, 이론적 연구를 하고 있다. 관측 쪽으로는, 암흑 성간운과 행성상 성운 등을 대상으로 보현산의 광학 망원경, 대덕의 전파 망원경과 함께 서울대학교의 전파 망원경과 적외선 카메라 등을 이용하여 여러 파장 대역에 걸친 관측을 수행하고 있다. 이론 쪽으로는, 매질에 의한 빛의 흡수와 산란을 고려한 복사 전달 현상을 집중 연구하며 성간운 안의 기체와 고체 입자에 의해 일어나는 화학작용에 따른 성간운의 화학적 진화를 탐구하고 있다.
초신성 잔해 W51의 X-선 사진 |
초신성 잔해의 진화와 주변 성간 물질과의 상호작용에 관하여 연구하고 있다. 초신성 폭발에 의하여 발생한 강한 충격파는 성간 가스를 가열하고, 성간운을 가속하며, 고에너지 입자를 생성하는 등 다양한 천체물리 현상을 수반한다. 이러한 초신성 잔해와 주변의 성간 물질과의 상호작용을 이해하기 위하여 전파에서 X-선까지 모든 파장 대역에서 관측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우주의 미시적 진화 과정을 이해하려면 우주적 규모에서의 별 생성 역사를 알아야하며, 이는 최근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 중의 하나이다. 가까운 은하에 있는 항성 종족의 특성을 연구하여 각 은하에서의 별 생성 역사를 규명하고 있으며, 외부 은하에 있는 성단들의 특성을 조사함으로써 멀리 있는 은하의 생성과 진화 과정을 연구하고 있다.
본 연구팀에서 발견한 초신성 |
이러한 관측 연구에는 국내의 1.8m 보현산 천문대 망원경과 61cm 소백산 천문대 망원경 뿐만 아니라 CFHT(Canada-France-Hawaii Telescope)와 미국 국립 광학 천문대의 망원경, 대덕 전파 천문대의 14m 망원경, X-선 우주 망원경, 그리고 허블 우주 망원경 등을 활발히 사용하고 있다. 외부 은하들의 구조와 역학적 성질을 이해하기 위한 수치 실험이나 해석학적 모형 계산도 수행하고 있다.
처녀자리 은하단에서 가장 밝은 타원은하 M49. 수많은 구상성단이 보인다 |
허블 우주 망원경으로 관측된 가장 먼 우주의 모습 |
우주론은 최근 10여 년 동안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분야로서, 본과에서는 은하의 진화와 형성에 대한 연구를 중심으로 우주 모형과 우주의 전체적인 역사에 대한 이해를 드높이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우주 모형이란 우주 시공간과 물질의 성질과 진화에 대한 이해 체계이다. 최근 관측결과 우주 물질 구성 성분의 70%는 암흑에너지, 그리고 약 30%는 질량을 가지고 있는 물질이라는 것이 알려져, 우주 모형에 대한 많은 이해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도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의 대한 구체적인 이해는 미미하다. 우주의 물질의 주된 요소인 암흑물질의 성질은 은하의 형성과 진화과정을 좌지우지하게 된다. 본과에서는 암흑물질의 성질에 따라 은하의 형성/진화가정이 어떻게 다른 양상을 띠게 될 것인지를 이론적 모델을 구성하여 예측을 하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이론들의 예측을 최신 관측 자료를 이용하여 검증도 하고 있다.
본교 연구팀이 시뮬레이션을 하여 만든 심우주의 가상도. |
본교 연구팀이 대형 지상 망원경과 S허블 우주망원경을 사용하여 발견한 원시 은하 HERO (Hyper Extremely Red Object). 은하 형성/진화와 우주 모델의 이해를 위한 열쇠를 쥐고 있다고 믿어지고 있는 천체이다. |
서울대학교 천문학 그룹은 일본의 우주과학 연구소에서 2006년 초 발사 예정인 ASTRO-F 우주망원경 과제에 협력하고 있다. ASTRO-F는 근적외선에서 원적외선에 이르는 광범위한 파장 영역에서 분광 및 측광 관측을 수행하는 우주 망원경이다. 중간적외선 및 원적외선 영역은 전 하늘에 대한 탐사관측을 수행함으로써 현대 천문학에서 중요한 기본 자료를 제공해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적외선 천문학은 최근 들어 활성화되기 시작한 새로운 영역이다. 다른 파장 영역과 달리 망원경이나 모든 관측 기기를 절대 온도 0도 가까이 낮추어야 관측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망원경의 수명에 제한이 있으며, 여러 가지 기술적인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적외선은 다른 파장으로 관측하기 어려운 별 탄생 활동, 차갑고 어두운 천체, 그리고 아주 멀리 있는 은하를 직접 관측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향후 10여년 동안 많은 적외선 우주 망원경이 발사될 예정이다. ASTRO-F는 이런 차세대 적외선 우주 망원경이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자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진동 시험중인 ASTRO-F 우주 망원경 비행모델 |
ASTRO-F 프로젝트는 일본 천문학자 뿐 아니라 유럽의 ESA(European Space Agency), 영국의 Imperial College를 중심으로 한 유럽 콘소시움, 그리고 한국의 서울 대학교가 참여하는 국제적인 과제이다. 한국 과학자들은 원적외선 전천 탐사 자료로부터 점광원 목록을 만드는 일을 담당하게 된다. 우주 망원경의 제작과 발사는 일본의 우주과학 연구소에서 이루어진다. ASTRO-F가 우주에서 관측을 수행하고 있는 상상도 서울대학교 박사과정 대학원생, 박사후 연구원, 그리고 교수로 이루어진 한국 연구진의 일부는 일본의 우주과학 연구소에 머물면서 ASTRO-F 준비에 열중하고 있다. 지금까지 수행한 일은 주로 관측이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에 대한 수치 모의 실험이며, 이 모의 실험 자료를 바탕으로 점광원 추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이를 시험하게 될 것이다. 발사후 약 2개월의 점검 기간을 거친 후 약 500일 정도 관측을 수행할 예정이다. ASTRO-F 과학 연구진은 관측 자료가 정리되는 대로 전천 전천 탐사 데이터에 의한 점광원 목록을 공개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중요하고도 새로운 천체에 대한 발견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천 탐사와 별도로 참여 연구진은 독자적인 관측 프로그램을 통해 태양계 천체, 성간 물질, 진화 마지막 단계의 별, 근접 은하, 먼 외계 은하 등에 관한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본 연구진이 추정한 전천 탐사 관측 한계 |
ASTRO-F가 우주에서 관측을 수행하고 있는 상상도 |
항성과 항성계에 대한 연구는 주로 천문학에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연구가 된다. 우리는 특히 다음과 같은 연구를 수행하여 천문학적 기본정보를 획득하고 있다.
저금속 항성들의 고분산 스펙트럼 |
(1) 에셜 분광기을 활용한 고분산 분광 연구를 통하여 우주의 화학적 진화 역사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해 주는, 저금속 항성들의 원소함량 분포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최근 태양계 밖에 200개 이상의 행성이 발견됨에 따라 이러한 행성을 갖는 모항성에 대한 원소함량 분포에 대한 연구와 Be 항성과 같이 분광학적으로 특이한 천체에 대한 고분산 분광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2) 지난 2003년 미쉬간 대학에 Nancy Houk 로부터 장기 대여 온 남반부 전하늘에 대한 미쉬간 대학 대물 프리즘 스펙트럼을 디지털화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3) 우리 은하내에 있는 산개성단과 구상성단들에 대한 CCD 측광연구가 수행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에는 주로 국내 보현산 천문대의 1.8m 망원경(한국천문우주연구원)과 우즈베키스탄의 1.5m 망원경이 활용되고 있다.
Be 항성들의 H_alpha 방출선 |
미쉬간대학 대물프리즘 스펙트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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