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하는 인생/Philosophy·LOGICS

現象學, phenomenology

hanngill 2008. 12. 1. 10:19
 <현상학>
1 칸트 철학에서, 경험적 현상을 다루는 학문을 본체와 본질에 관한 연구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
2 헤겔 철학에서, 감각적 직관으로부터 절대적 인식에 이르는 정신의 발전 과정을 고찰하는 학문.

3 후설의 철학에서, 의식에 직접적으로 부여되는 현상의 구조를 분석하여 기술하는 학문.

 

의식으로 경험한 현상을 인과적으로 설명하거나 어떤 전제를 가정하지 않고 직접 기술하고 연구하는 것을 제1차적 목표로 삼는 20세기의 철학사조.
개요

현상학이라는 말 자체는 18세기 독일의 수학자이며 철학자인 요한 하인리히 람베르트가 자신의 인식론 일부에 붙인 이름이었다. 그리고 19세기에 헤겔은 〈정신 현상학 Phänomenologie des Geistes〉(1807)에서 감각경험부터 '절대지'(絶對知)까지 인간 정신의 발달을 추적하면서 이 용어를 사용했다. 그러나 현상학 사조는 20세기초에야 비로소 시작되었다.


현상학의 특징

 

■ 특징과 변화

현상학은 오스트리아 태생 독일의 철학자 에트문트 후설의 슬로건인 '사상(事象) 자체로'에 동조하는 사조를 총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슬로건은 구체적으로 경험하는 현상에 대한 아주 새로운 접근법, 즉 가능한 한 개념적 전제를 벗어던지고 그 현상을 충실히 기술하려는 시도를 의미한다. 더욱이 현상학의 지지자들은 대부분 경험 또는 상상으로 얻어진 구체적 사례를 머리 속에서 체계적으로 변형하면서 면밀히 연구하면 이 현상의 본질적 구조와 관계를 통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몇몇 현상학자들은 현상이 인간의 대상 지향적 의식 속에서 나타나는 방식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지향성). 한편 현상의 이런 정태적 측면을 넘어 그 발생적 측면, 예컨대 어떤 책이라는 지향된 현상이 어떻게 경험 속에서 '구성'되는지를 연구하려는 현상학자들도 있다. 후설도 이런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 현상이 실재한다는 믿음을 잠정적으로 보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끝으로 실존적 현상학은 예컨대 불안과 같은 특정 현상의 의미를 특수한 '해석학적' 현상학을 통해 탐구한다.

 


■ 다른 사조와의 비교

 

실증주의와 전통적 경험론과 비교해서 현상학은 경험의 실증적 자료를 무조건 존중한다는 점에서는 똑같지만 이 자료를 감각경험에 제한하지 않고 관계·가치 등 비감각적·범주적 자료도 직관적으로 나타나는 것인 한 허용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현상학은 보편자를 거부하지 않는다. 현상학은 주어가 술어를 논리적으로 함축하고 진리치가 경험에 의존하지 않는 선천적 분석명제(예를 들면 '모든 물체는 연장을 가진다')와 주어가 술어를 논리적으로 함축하고 진리치가 경험에 의존하는 후천적 종합명제(예를 들면 '내 옷은 빨갛다')를 인정할 뿐 아니라, 주어가 술어를 논리적으로 함축하지 않고 진리치가 경험에 의존하지 않으며 경험적으로 주어진 것들 사이의 본질적 관계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한 선천적 종합명제(예를 들면 '모든 색은 연장을 가진다')도 인정한다(→ 선험적 지식).


현상론과 달리 현상학은 우선 인식론이 아니고 현상과 실재를 엄격하게 구분하며, 현상(감각 또는 감각 가능성)만이 존재할 뿐이라는 좁은 견해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현상학의 관점에서 보면 현상론은 현상에 대한 인간 의식의 지향구조가 복잡하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경험을 포기하더라도 개념적 추론을 강조하는 합리론과 달리 현상학은 개념과 모든 선천적 주장이 직관에 기초하고 직관으로 검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오컴의 면도날' 원리를 적용하여 직접적으로 주어진 복잡한 것 대신 단순화한 구조를 강조하는 분석철학과 달리 현상학은 주어진 것을 변형하고 재해석하는 데 반대하고 그 자체로 분석하려 한다. 언어철학처럼 현상학도 일상언어의 의미로 주어진 현상들 사이의 구분을 존중하지만 일상언어 분석이 현상을 연구하는 충분한 토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일상언어는 현상의 복잡성을 완전히 드러낼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인간 존재는 객관화할 수 없는 것을 객관화하려 하기 때문에 현상학적 분석과 기술에 부적합하다고 보는 실존철학과 달리 현상학은 인간이 비록 조심해야 하지만 이런 현상을 다룰 수 있고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후설 현상학의 기원과 발달

 

■ 기본원리

 

후설이 무엇을 연구의 출발점으로 삼았는지는 〈수의 개념 Der Begriff der Zahl〉(1887)에서 살펴볼 수 있다. 수는 자연 속에서 이미 완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정신의 산물이다. 이때 후설은 어떻게 수의 구성과 같은 일이 일어나는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 논문은 '반성', '구성', '기술', '의미의 구성' 등 나중에 후설의 철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개념들에 관한 최초의 연구를 담고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논리연구 Logische Untersuchungen〉(1900~01)의 제1권, 〈프롤레고메나 Prolegomena〉에서 후설은 심리학주의를 비판한다. 후설은 이 단계에서 아직도 논리구조를 제공하는 심리행위를 면밀히 연구하고 있다. 이 연구는 기술심리학 연구인 듯한 인상을 주지만 핵심주제는 심리행위의 본질적 구조를 발견하는 것이었다. 이 연구를 통해 프란츠 브렌타노의 지향성 개념은 더욱 풍부하고 세련된 의미를 얻게 되었다. 후설은 지각직관과 범주직관을 구분하고 범주직관의 주제는 논리관계라고 주장했다. 현상학의 참된 관심사는 〈로고스 Logos〉에 실은 논문 〈엄밀한 학문으로서의 철학 Philosophie als strenge Wissenschaft〉(1910~11)에서 처음으로 분명하게 규정되었다. 이 글에서 후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2개의 테제, 즉 자연주의·역사주의와 씨름했다.
자연주의는 자연과학의 방법을 다른 모든 지식 영역과 의식 영역에도 적용하려 한다. 당시 실험 심리학을 수단으로 인간과학(정신과학)의 기초를 마련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철학자들은 이 시도를 불가능한 것으로 보았다. 철학자는 의식과 존재의 관계를 인식론의 관점에서 검토해야 하며 존재는 의식행위의 관련항으로서만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철학자는 이 의식 행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런 일은 의식의 본질을 이해하려 하는 학문만이 할 수 있으며, 바로 이 일이 현상학이 스스로 설정한 임무이다. 대상의 다양한 유형을 명료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의식의 기본양식을 밝혀야 하기 때문에 후설의 사상은 언제나 심리학과 가까이 있었다. 그러나 심리학과 달리 현상학에서 의식은 매우 특수한 방식으로 문제가 된다. 즉 의식은 의미를 구성하는 일이 일어나는 곳이다. 인간이 직관하려면 의식의 이런 행위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지각·표상·상상·판단·느낌 등의 성격은 직접성 속에서 파악되어야 한다. '사상 자체로'는 실재론을 위한 요구가 아니다. 왜냐하면 여기서 문제가 되는 사상은 의식의 행위이고 이 행위 속에서 구성된 객관적인 것이다. 이 사상이 바로 후설이 현상이라고 부른 영역이다. 그러므로 현상학의 대상은 '순수 내재적 직관에 파악된 절대자료'이고 현상학의 목표는 의식행위의 본질적 구조(noesis)와 이 행위에 대응하는 객관적인 것(noema)를 발견하는 데 있다.

현상학은 모든 사상가가 특정한 역사 환경 속에 빠져 있다고 강조하는 역사주의와도 구별해야 한다(→ 역사철학). 후설은 역사주의가 상대주의를 함축하기 때문에 반대했다. 그는 빌헬름 딜타이가 세계관의 여러 유형을 분류한 데 신뢰를 표현했지만 여러 유형의 세계관의 상대성에서 반드시 나오는 회의주의를 의심하고 거부했다. 역사는 사실과 관련되지만 현상학은 본질의 인식을 다룬다. 후설에게 딜타이의 세계관 이론은 진정한 과학에 필요한 엄밀성을 달성할 수 없는 것이었다. 후설은 철학을 엄밀과학으로 정초해야 하고 철학자는 의식 속에서 의미의 기초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칸트에게 경험적 사실이 상대적 타당성만을 가지고 절대적 또는 필증적 타당성을 갖지 못하듯이 후설에게도 철학은 본질의 과학적 인식을 위한 것이지 사실의 과학적 인식을 위한 것은 아니다.

 


■ 기본방법

 

모든 현상학 연구의 기본 방법은 후설이 개발하고 사용한 '환원'이다. 이 방법에 따르면 세계의 존재는 괄호 안에 넣어야 한다. 현상학의 주제는 세계가 아니라 이 세계에 관한 인식이 생겨나는 양식이기 때문이다. 환원의 첫째 단계는 주어진 모든 것을 의식 속에서 의식으로 인식한다는 의미에서 현상으로 바꾸는 현상학적 환원이다. 후설이 직관을 중시한 까닭은 직관이 어떤 것을 물리적 현존에서 직접 파악하는 행위이고 따라서 다른 모든 것의 토대가 되는 일차적으로 주어진 행위이기 때문이다. 둘째 단계는 형상적 환원이다. 의식을 파악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고 다양한 의식 행위의 본질, 즉 보편적·불변적 구조를 파악해야 한다. 형상적 환원을 통해 우리는 사실적인 모든 것을 넘어 본질을 파악한다. 그리고 본질을 파악하는 방법은 본질직관이다. 본질직관은 신비한 직관이 아니라 주어진 것을 다수의 변형태로 만들어보면서 이 변형 속에서도 불변하는 본질에 초점을 맞추는 방법이다. 현상학적 환원과 형상적 환원은 심리학 영역에 머물러 있다. 환원의 마지막 완성 단계는 선험적 환원이다. 선험적 환원은 선험적 의식의 성과를 반전하는 것이다. 이 의식에서 일어나는 가장 기본적인 사건은 시간지각이다. 후설에 따르면 현상학을 한다는 것은 모든 의미를 구성하는 기초인 선험적 자아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후설은 죽을 때까지 선험적 환원을 명료하게 밝히려고 노력했다. 그뒤 선험적 환원에 관한 이론이 전개되면서 현상학 운동은 갈라져, 이 방법을 거부하는 학파가 형성되었다(→ 선험적 관념론).

 


■ 기본개념

 

후설에 따르면 현상학자는 반성적 태도로 다양한 형태의 지향성을 검토해야 한다. 이 지향성을 통해서만 대상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후설은 수학적 대상과 논리적 구성물을 검토하여 마침내 이들의 존재를 의식에 대한 관계 속에서 파악해야 한다는 통찰을 얻었다. 이런 관점에서 후설은 '자연'·'심리'·'정신' 영역을 다루는 영역 존재론들을 개발했으며, 나아가 논리적 대상의 영역을 다루는 형식적 존재론과 실질적 존재론을 구분했다. 영역 존재론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 영역의 실재를 구성하는 행위를 발견하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 후설에 따르면 구성이란 어떤 사물을 주관이 창조하거나 날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물의 의미를 기초하고 구성하는 것이다. 의미는 의식에 대해서만 있을 수 있으므로 의미의 구성은 선험적 자아만이 할 수 있다. 이 선험적 동기에 관해 후설은 "인식, 반성의 모든 성과의 궁극적 원천으로 되물어가는 동기야말로 인식하는 사람이 자신과 자신의 인식생활을 반성하고 그 사람에게 타당한 과학적 구성물이 목적론적으로 생겨나는 길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현상학은 과학영역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과학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해할 수 있게 만들고 과학의 전제를 주제로 삼으려 한다.

〈유럽 학문의 위기와 선험적 현상학:현상학적 철학입문 Die Krisis der europäischen Wissenschaften und die transzendentale Phänomenologie:Eine Einleitung in die phänomenologische Philosophie〉(1936)에서 후설은 과학이 전제하는 기초를 되물음으로써 우리가 직접 경험하는 세계인 생활세계에 도달했다. 후설은 유럽의 문화와 철학의 위기를 낳은 근거를 분석하고, 그 위기의 직접적 표현이 자연과학의 대성공과 인간과학의 실패라고 규정했다. 현대 과학지식은 객관주의적·물리주의적·선험적 지식으로 분리되었다. 후설은 새로운 방식으로 과학활동을 반성하고 이 분열을 극복하는 길을 보여주려 했다. 생활세계란 모든 과학 연구에서 전제된 세계이며, 후설은 이 생활세계의 존재론을 세워야한다고 주장했다(→ 과학철학).

 


이후의 발달

 

■ 본질의 현상학

〈논리연구〉의 현상학적 연장으로서 색다른 형태의 본질현상학이 발달했다. 이 현상학의 대표자는 괴팅겐의 후설 제자들과 뮌헨의 젊은 철학자 집단이었다. 현상학 운동은 후설을 편집장으로 하는 〈철학과 현상학 연구 연보 Jahrbuch für Philosophie und phänomenologische Forschung〉(1913~30)의 발행으로 활성화되었다. 이 잡지의 서문에서 현상학은 직관과 본질직관으로의 복귀로 정의되었다. 이 잡지의 공동편집자인 알렉산더 펜더는 현상학적 심리학과 순수 논리학의 발달에 기여했으며 완성된 현상학 철학의 윤곽도 설명했다. 모리츠 가이거는 새로운 접근법을 미학에 적용했으며 아돌프 라이나흐는 법철학에 적용했다. 후설의 초기 동료 가운데 가장 독창적이고 활동적인 막스 셸러는 뮌헨 집단에 가담해 가치와 의무에 관한 현상학적 연구를 수행했다. 그러나 이 초기 현상학자들은 선험적 관념론으로 가는 후설의 길을 따르지 않았으며, 몇 사람은 실재론 노선에 따라 현상학을 발달시키려 했다.


■ 하이데거의 해석학적 현상학
20세기 중엽 독일의 뛰어난 철학자 중 한 사람인 마르틴 하이데거는 처음에 브렌타노를 통해 철학에 관심을 가졌으나, 1910~11년 후설의 〈논리연구〉를 읽고 현상학에 큰 흥미를 느꼈으며 1916년부터 현상학 운동의 작은 집단에 가담했다. 그때 후설의 세미나의 초점은 현상학적 직관의 성격이었으나 후설과 하이데거 사이에는 처음부터 다른 점이 있었다. 하이데거는 형이상학의 역사에서 중요한 철학자들의 저작을 논의하는 것이 절대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나, 후설은 근본적으로 새로 출발하자고 강조했고 철학사를 괄호 속에 묶어두고 싶어했다. 하이데거는 후설에게 바친 〈존재와 시간 Sein und Zeit〉(1927)에서 자신이 현상학에 큰 빚을 졌다고 시인했다. 하이데거는 이 저서에서 현상학을 '자신으로부터 자신을 드러내는' 방법론의 개념으로 독특하게 이해했다. 후설보다는 아리스토텔레스에 의존한 이런 이해 때문에 훗날 후설과 하이데거의 사이는 멀어졌다. 〈존재와 시간〉 속에는 후설이 주장한 현상학적 환원, 선험적 자아, 본질직관 등은 더이상 없었으며, 하이데거는 존재의 의미라는 철학의 기본문제를 되살려냈다. 하이데거의 질문방식은 인간의 상황을 해석하면서 진행된다는 의미에서 해석학적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존재와 시간〉의 핵심은 존재에 관해 질문하는 '현존재'(인간)에 대한 하이데거의 분석이다. 하이데거는 현존재를 세계 내의 존재로 봄으로써 주관과 객관 간의 문제를 불필요한 것으로 만들었다(→ 진정한 실존). 하이데거 사상의 해석학적 성격은 시에 대한 분석에서도 나타난다. 그는 독일의 위대한 시인 프리드리히 횔덜린의 시에서 자기 마음에 꼭 맞는 정신을 찾아냈다. 후설에게 매우 중요한 선험적 의식이라는 개념은 하이데거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으며, 하이데거는 〈존재와 시간〉에서 이미 후설의 현상학과 결별했다고 볼 수 있다.
현상학의 보급
후설의 연구에 뒤이어 현상학은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프랑스에서는 실존주의의 대표자인 장 폴 사르트르가 후설과 하이데거의 철학을 출발점으로 삼았으며, 그의 초기 저작들인 〈상상 L'Imagination〉(1936)·〈상상:상상의 현상학적 심리학 L'Imaginaire:Psychologie phénoménologique de l'imagination〉(1940)은 후설의 의식 분석을 철저히 따랐다. 사르트르는 후설의 지향성 개념을 바탕으로 지각적 의식과 상상적 의식을 구분했고 본질직관의 방법을 자주 사용했다. 〈존재와 무 L'Être et le néant〉(1943)에서 사르트르는 하이데거의 주장을 끌어들였지만 하이데거의 현존재 분석에서 벗어났다. 이 책의 핵심 주장은 즉자존재(卽自存在)와 대자존재(對自存在)의 구분이다. 사르트르에 따르면 즉자존재는 항상 똑같은 불투명한 실체이며 대자존재는 무가 침투한 의식이다. 사르트르는 인간을 자신에 관한 선택 속에서 자신을 찾거나 잃는 가능존재로 정의했으며, 인간의 기본 특징이 자유라고 주장했다. 〈변증법적 이성 비판 Critique de la raison dialectique〉(1960) 등 후기 저작에서 사르트르는 마르크스주의에 의존해 개인의 선택이 사회조건과 심리조건의 제한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사르트르와 함께 프랑스 실존주의의 대표자인 메를로 퐁티는 매우 중요한 프랑스 현상학자이기도 했다. 메를로 퐁티는 현상학의 관점에서 인간 신체의 의미와 인간의 공간지각·자연세계·자유 등도 새롭게 해석했다. 독일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현상학에 대한 관심이 다시 일어났으며, 이에 중요하게 기여한 사람은 쾰른의 루트비히 란트그레베였다. 미국에서 현상학은 후설의 제자인 마빈 파버가 〈철학과 현상학 연구 Philosophy and Phenomenological Research〉(1943)라는 잡지를 창간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로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근래 두 학자의 연구로 주목할 만한 변화가 일어났다. 오스트리아 태생의 사회학자 알프레트 쉬츠는 현상학을 바탕으로 사회과학을 발달시켰으며, 리투아니아 태생의 철학자 아론 구르비치는 수학·자연과학·심리학·형이상학 등의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현상학에 대한 글을 남겼다. 현상학은 수학·생물학·심리학 등 철학 이외의 분야에서도 현상학적 경향을 북돋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정신병리학 분야에 크게 기여했으며 독일의 뛰어난 실존주의자 카를 야스퍼스는 환자의 주관적 경험을 현상학적으로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상학은 미국의 실존주의적 정신의학에도 뚜렷한 흔적을 남겼으며, 사회학·역사학·종교학 등에도 영향을 끼쳤다.
결론
현상학은 철학에서 더 나은 국제교류를 위한 교량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과거와 현재의 철학문제를 새롭게 조명하고 과학이 너무 사적이고 주관적이라고 포기한 인간의 일상생활 세계의 역할을 재발견했다. 또한 인간 경험의 여러 층에 접근하는 길을 열었다는 뜻에서 과학과 삶에 더 깊은 토대를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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