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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별이 초신성 폭발과 함께 죽어가면서 마지막으로 가끔 남기는 게 중성자별이다. 초신성 폭발 과정에서 별의 중심부가 압력을 받아 수축하면서 양성자와 중성자로 돼 있던 물질 대부분이 중성자로 변하면서 중성자별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중성자별의 밀도며 내부 구조, 크기의 한계 등 그 정체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최선호 교수를 포함한 한국·미국·영국·사우디아라비아·슬로베니아·아르메니아 등 11개국 57명의 물리학자로 구성된 연구팀이 그 비밀을 풀 중요한 단서를 찾아냈다.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사이언스 30일자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빠르게 회전하는 중성자별<右>이 주변의 별을 빨아들이며 X선과 감마선을 내뿜는 상상도. | |
탄소 하나 원자의 핵은 양성자와 중성자가 각각 6개씩 들어 있다. 수많은 원자핵이 들어 있는 탄소 덩어리에 빛의 속도만큼 빠른 전자를 쏘아 핵을 분해하면서 핵 속의 양성자 또는 중성자가 쌍을 이루며 강하게 결합해 있는 상태를 파악했다. 그 결과 놀랍게도 20%가 그런 상태였다. 양성자-중성자의 쌍이 18%, 양성자-양성자 1%, 중성자-중성자가 1%로 나타났다. 이렇게 입자들이 쌍을 이루고 있으면 핵의 밀도는 보통의 핵보다 5배나 더 높다.
지금까지 천체물리학자들은 중성자별의 반경을 추정할 때 양성자나 중성자가 짝을 이루고 있을지도 모를 상황은 고려하지 않았다. 단순히 양성자 또는 중성자가 각각 산재해 있는 것으로만 모형을 만들어 중성자별의 반경과 밀도 등을 계산해온 것이다.
최근 들어 몇몇 물리학자가 중성자별 속 입자들의 쌍 형태 결합설을 내놓았으며, 연구진은 이번에 그 가설을 실험으로 검증했다.
최선호 교수는 “중성자별의 질량은 태양의 1.5배, 반경은 약 12㎞로 추정하고 있으나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그 반경이 작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질량이라면 밀도가 높을수록 반경은 작아지기 때문이다.
천체물리학자들은 지금까지 중성자별의 질량을 관측을 통해 정확하게 알아냈으나 내부 구조와 밀도 등은 제대로 몰라 그 반경을 계산하는 데 애를 먹어왔다. 이번 연구 결과에 힘입어 중성자별의 반경을 정확하게 계산해낼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하고 있다. 또 초신성 폭발 때 질량이 어느 정도이면 중성자별이 되고, 블랙홀이 되는지 그 경계를 알아내는 데도 이번 연구 결과가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별의 일생=우주공간의 기체들이 중력으로 모여 최초의 빛을 내며 별이 만들어진 뒤 별 내부의 핵반응을 통해 빛과 열을 내며 중년을 보낸다. 이후 온도가 내려가면서 점점 커져 거성, 적색초거성이 된 뒤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며 생을 마감한다. 초신성 폭발 때 일부는 다시 성간물질로 흩어져 다른 새로운 별의 재료가 된다. 그러나 별의 중심부는 중성자별 또는 질량이 더 큰 경우 블랙홀이 된다.